요즘 TV 뉴스를 보다 보면 70년대 만담 프로그램이 떠오릅니다. 특히 정치 관련 뉴스 프로그램이 마치 예능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패널들은 서로 다른 정당 혹은 이념을 대표해 앉아 있지만, 막상 대화가 시작되면 이상하게도 70년대 만담 콤비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하지요.
예전 만담을 떠올려보면, 한 사람은 과장된 제스처로 말을 꺼내고, 다른 사람은 그 말에 반박하거나 걸고 넘어지면서 한바탕 웃음을 만들어냈습니다. 지금 뉴스 속 패널들과 앵커의 모습을 보면, 딱 그 구조 그대로 ‘말 한 마디에 태클 걸고, 말 두 마디에 의도 꼬집기’ 같은 형식이 이어집니다. 서로 한 치의 양보 없이 싸우면서도, 가끔 보면 살짝 상대의 타이밍을 봐주는 묘한 합이 느껴집니다. 아무리 날선 발언을 쏟아내도, 어딘지 모르게 ‘짠’하고 맞춰진 각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만담과 다른 점이 있다면, 예전의 만담은 ‘웃음’을 주기 위한 것이었고, 지금의 ‘정치 토론 만담’은… 사실 웃음을 의도한 건 아닐 텐데도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황당하고 웃겨 보인다는 것이죠. 국민을 대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론해야 할 장면에서, 정작 그들은 ‘누가 더 말 잘하나’ 경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기승전 “저 사람이 틀렸어요!”라는 내용이 반복되다 보니, 건질 만한 정보는커녕 귀가 멍멍해지고 아픕니다.
이제는 ‘누가 더 웃긴가’가 아니라 ‘누가 더 뻔뻔한가’ 경연대회처럼 흘러가는 모습이 종종 보이는데요. 그러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진지하게 뉴스를 보려 했다가도 “뭐, 우리 그냥 코미디 보자!”라는 마음이 생길 지경입니다. 막상 이런 뉴스를 한바탕 보고 나면, 우리는 사회 문제의 해결책을 얻는 대신, 어설픈 콩트 한 편을 본 듯한 허무함만 느끼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70년대 만담 재연 뉴스를’ 끊기가 어려운 건, 정치가 예능보다 더 자극적이고, 뉴스가 희극보다 더 우스운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역설이 이어지는 한, 우리 사회는 아마도 당분간 만담 뉴스를 계속 감상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이런 풍경을 비웃고 넘어가는 대신 ‘언제쯤 우리는 진짜 토론을 볼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좀 더 건설적인 뉴스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이겠지요.
결국 70년대 만담이 부활한 것 같은 이 시대에, 우리는 웃음 뒤에 숨겨진 진짜 메시지—‘보고 듣고 판단할 수 있는 냉철한 시선’—을 찾아야 합니다. 다음에 이런 ‘만담 뉴스’를 마주했을 때, 그저 코미디로 치부하기보다는, 과연 우리의 정치·사회가 진짜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웃음 뒤에 가려진 진실을 찾는 게, 어쩌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